같은 여성 직장인이라고 해도 사는 지역에 따라 다이어트를 실천하는 방식은 확연히 달라집니다. 특히 서울과 지방 도시에서는 환경 자체가 달라서 운동 시설 접근성, 식단 선택의 다양성, 회식 문화 등 모든 면에서 차이가 납니다. 저는 서울에서 5년, 지방 중소도시에서 4년째 근무 중인데, 같은 방식의 다이어트를 시도해도 결과와 유지력 모두 다르게 나타나는 걸 직접 경험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제가 실제로 겪은 서울과 지방 직장인 여성의 다이어트 실천 방식 차이를 중심으로, 각 지역별 장단점을 나누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단순히 ‘어디가 더 낫다’는 판단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 어떤 전략이 더 맞는지를 스스로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운동 환경의 특징
서울에서 다이어트를 시작했을 때 가장 좋았던 점은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이 정말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회사 근처에만 헬스장이 3~4개씩 있고, 요가 스튜디오, 필라테스, 크로스핏, PT 전문 스튜디오까지 선택지가 다양했습니다. 아침, 점심, 퇴근 후 원하는 시간대에 맞춰 수업을 예약할 수 있고, 샤워 시설이나 라커룸도 잘 갖춰져 있어 출근 전이나 퇴근 후 바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었습니다. 게다가 공원이나 한강, 실내 체육관, 등산로처럼 무료로 이용 가능한 운동 공간도 넓게 분포돼 있어 러닝이나 걷기 습관을 들이기도 수월했습니다.
하지만 지방으로 근무지를 옮긴 이후 상황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우선 도보나 대중교통으로 접근 가능한 헬스장이 많지 않고, 대부분 차를 타고 이동해야 합니다. 운동 수업 역시 시간대가 제한적이어서 평일 저녁 7시 이후 수업은 거의 없어 야근이 잦은 직장인에게는 참여가 어려운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 여성 전용 운동 시설이나 다이어트 전문 프로그램도 부족해서 선택지가 적은 편이었습니다. 대신 지방의 장점은 자연 친화적인 환경입니다. 집 근처에 운동 코스가 조성된 둘레길, 강변 산책로 등이 잘 되어 있어 조용하고 한적한 분위기에서 걷기 운동을 하기에 좋습니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혼자 걷거나 스트레칭하기엔 지방이 더 자유로운 느낌이 있습니다.
식습관 선택의 특징
식단을 조절할 때도 지역에 따른 차이는 꽤 큽니다. 서울에서는 저탄수 도시락, 샐러드 전문점, 당일배송 다이어트 식품 등 선택의 폭이 넓습니다. 심지어 회사 근처 편의점에서도 닭가슴살 샐러드, 삶은 달걀, 단백질 음료처럼 다이어트를 고려한 제품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점심시간에 다이어트 식단을 선택하기도 수월하고, 쿠팡이츠나 배달의민족에서 원하는 식단을 당일에 바로 받아볼 수 있어 식단 유지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반면 지방에서는 이런 선택지가 제한적입니다. 샐러드 전문점이나 도시락 배달 서비스는 서울보다 훨씬 적고, 그마저도 특정 지역에만 운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편의점 제품 구성도 상대적으로 제한되어 있어서 다이어트 간식이나 고단백 제품을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식당 메뉴도 일반 한식 위주라서 밥, 국, 반찬이 기본 구성이다 보니 ‘탄수화물 줄이기’가 어렵습니다. 저는 이런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방 근무지에서는 직접 도시락을 싸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전날 저녁에 닭가슴살, 계란, 채소 위주로 구성해 소분 도시락을 준비하고, 주 2~3일은 냉동 다이어트 도시락을 미리 주문해두었습니다. 지방에서는 식습관을 ‘조절’하기보다는 ‘준비’하는 방향으로 접근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었습니다.
회식 문화의 특징
회식은 다이어트를 위협하는 가장 큰 요소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이 회식 문화도 서울과 지방에서 약간의 온도 차가 있습니다. 서울에서는 회식이 더 이상 필수 참석이 아니고, 음주를 강요하거나 늦게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개인 일정이나 건강 이유로 1차에서 빠지는 문화도 자연스럽고, 회식 자체도 캐주얼한 분위기에서 짧게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분위기 덕분에 다이어트를 하더라도 회식으로 인해 루틴이 크게 흐트러지지 않았습니다.
반면 지방에서는 아직까지 회식이 ‘팀워크’의 일부로 여겨지는 문화가 존재합니다. 참석률이 높고, 2차, 3차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특히 술이 중심이 되는 경우가 많아 음식을 조절하기가 쉽지 않고, 다음 날까지 피로가 이어져 운동이나 식단 실천에 영향을 주는 일이 많았습니다. 저도 처음엔 이 문화를 피하지 못하고 일주일에 두세 번 외식을 하다 보니 체중이 금방 늘었습니다. 이후에는 회식 자리에서 음식을 고르는 기준을 정했습니다. 탕, 전골보다는 구이류 위주로 고르고, 술은 가볍게만 마시고 물을 함께 많이 마시는 방식으로 대처했습니다. 또 회식 다음 날에는 소화에 좋은 식단으로 조절하고, 가볍게라도 산책이나 스트레칭을 하면서 몸을 다시 정돈하려고 노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