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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kg대 진입 이후 유지가 더 힘들었던 이유-심리적 문제

by 홍정원 2025. 5. 20.

체중 관련 사진

 

처음 다이어트를 시작했을 때 목표는 단순했습니다. “일단 50kg대만 들어가자.” 정확히는 체중계 첫 자리 숫자가 ‘6’에서 ‘5’로 바뀌는 순간을 빨리 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몇 달간 식단과 운동을 병행한 끝에 드디어 체중계에 ‘59.8’이라는 숫자가 떴던 날, 정말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기쁨은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막상 50kg대로 진입하고 나니 체중은 쉽게 정체되고, 식단도 조금만 풀리면 바로 60kg대 초반으로 다시 올라갔습니다. 결국 유지가 더 어렵다는 말은 사실이었고, 저는 그 이유를 하나씩 직접 겪으며 깨달았습니다. 지금부터는 제가 직접 경험한 ‘50kg대 진입 이후 유지가 어려운 이유’와 그에 대한 현실적인 루틴 정리를 공유드리겠습니다.

심리적 긴장감 해제

가장 먼저 찾아온 변화는 ‘해냈다는 안도감’이었습니다. 그동안 고구마 반 개로 점심을 때우고, 주말에도 카페 대신 헬스장을 가는 등 스스로를 조이면서 다이어트를 해왔기 때문에 50kg대로 진입한 순간, 나도 모르게 모든 걸 내려놓게 됐습니다. “이 정도면 됐지”, “이제 조금은 먹어도 괜찮겠지”라는 생각이 들어 식단 관리에 긴장이 풀렸고, 그 결과는 바로 숫자로 돌아왔습니다.

무서운 건 체중 증가가 아주 조금씩, 티 안 나게 시작된다는 점이었습니다. 100g, 200g씩 늘다 보니 어느 순간 다시 61kg이 되었고, 그제서야 다시 긴장하며 식단을 조절하려 했지만, 이미 무너진 루틴을 회복하는 데는 더 많은 에너지가 들었습니다. 결국 ‘목표 달성 후에는 새로운 목표를 다시 세워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숫자만으로 목표를 정하면 유지 동력이 떨어지고, ‘왜 계속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소모량 대비 섭취량 증가

체중을 줄이는 동안엔 식사량을 줄이거나 운동량을 늘리면 금방 변화가 보였지만, 50kg대에 진입한 뒤엔 같은 방법으로도 체중이 줄지 않았습니다. 이는 ‘기초대사량 감소’와 관련이 있었습니다. 다이어트를 오래 하면 몸은 적은 에너지로도 생존할 수 있게 적응하고, 이전보다 더 적게 먹어야 유지가 가능한 상태가 됩니다. 저는 다이어트 중 기초대사량이 1,300kcal 정도였지만, 감량 이후에는 1,200kcal 이하로 떨어져 있었고, 조금만 평소처럼 먹어도 초과 섭취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이걸 인식하지 못하고 ‘예전처럼 먹었는데 왜 찌지?’라는 혼란에 빠진다는 것입니다.

운동량도 자연스럽게 줄어든다는 게 또 하나의 문제였습니다. 감량을 목표로 할 땐 일부러 계단을 오르고, 퇴근 후 30분이라도 운동했지만, 유지기로 들어가면 이 모든 게 ‘선택’이 되면서 느슨해집니다. 결국 유지기를 위해선 ‘감량기와 같은 노력을 다른 방식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인정하고, 루틴을 리셋하는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저는 이 시점부터 오히려 체중보다 ‘근력 유지’와 ‘생활 활동량’을 중심에 둔 루틴을 새로 만들었습니다.

정체 구간과의 심리전

감량 후 가장 자주 듣는 말이 “이제 안 빠지지 않아?”입니다. 실제로도 53~56kg 구간에서는 수치 변화가 거의 없고, 일주일이 지나도 체중계 숫자가 그대로일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때 멘탈이 흔들리면 “이럴 바엔 그냥 먹자”라는 식으로 돌아서기 쉬운데, 저도 이 패턴을 반복하다 몇 번이나 다이어트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습니다.

정체기 구간에서 중요한 건 ‘기록과 인식’입니다. 저는 체중이 줄지 않아도 매일 식단과 컨디션을 기록했고, 눈바디와 체형 변화를 주 1회씩 사진으로 저장했습니다. 그러다 보면 비록 숫자는 그대로여도 복부 라인이 정돈되거나, 얼굴 부기가 빠진 걸 스스로 확인할 수 있어 ‘계속 해볼 이유’를 찾게 됩니다. 또 하나 중요한 건 ‘주변과의 비교 끊기’입니다. SNS에 보이는 비현실적인 몸매, 하루 2시간 운동하는 사람과 나를 비교하면 의욕만 떨어집니다. 저는 유지기에 들어선 이후에는 팔로우를 정리하고, 나와 비슷한 상황에서 꾸준히 실천하는 사람들의 계정을 중심으로 피드를 정리했습니다. 그 덕분에 현실적인 동기를 잃지 않고 루틴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